슬리퍼

말레이반도(현재의 싱가포르, 말레이지아)의 근대미술은 초기에는 중국계가 주역이었다. 리우 캉은 그 대표적인 화가의 한 사람으로 전전에서 전후에 걸쳐 화단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서구 근대미술의 모방이 아닌 독자의 회화를 중국화의 묵선으로 그렸다. 이 작품은 젊은 류캉이 샹하이에서 서구근대미술을 배운 후 유학한 파리에서 독자의 양식을 모색하던 시기의 작품이다. 슬리퍼라는 흔한 일용품을 마티스를 연상시키는 장식적이고 평면적인 구도와 색채 속에 배치하면서 긁힘, 번짐등의 묵선의 효과를 유채로 표현해 서구근대미술과 중국적 미의식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RT）